혈세낭비, 불공정 계약 논란에 이어 임대수익 축소 밀실합의 문제까지 더해진 춘천 레고랜드 사업에 대해 유적파괴와 관련한 국회 진상규명 청원까지 이어지고 있다.
사이버 외교사절단 ‘반크’는 보도자료를 통해 강원도 춘천 중도 유적과 관련한 문제에 국회 차원의 철저한 진상규명을 요구하는 국민동의청원을 시작했다고 24일 밝혔다.
△중도 유적 문화재 원형보존점수가 91.77점(기준점수 76점)으로 매우 높았음에도 원형보존을 하지 않고 개발한 것 △발굴과정에서 발생한 문제와 사후관리가 적절하지 못했던 점 △레고랜드 시공과정 문제에 대한 철저한 조사 등을 청원했다.
국민동의청원은 국회 국민동의청원 홈페이지를 통해 30일간 10만 명 국민 동의를 받아 제출할 수 있다. 국민동의청원은 내용에 따라 해당 위원회로 회부되며 소관위원회는 회부된 청원을 청원심사소위원회 심사를 거쳐 본회의에 부의하거나 폐기한다.
반크는 “강원도 춘천시 의암호에 위치한 중도는 청동기 후기부터 초기 철기에 이르기까지 대한민국 선사시대 역사 연구에 도움이 될 유물 및 유적이 출토된 대규모 선사시대 유적지”라고 강조했다.
“이곳에서는 수차례 발굴작업을 거쳐 총 유구 3330여 기(청동이 환호 1기, 주거지 1423기, 지석묘를 비롯한 분묘 166기 등)와 환호(마을을 둘러싼 방어용 도랑)를 발굴했고 이는 마치 고대 기획도시와 같다는 평가를 받았지만 레고랜드 개발 과정에서 중도유적지는 심각하게 훼손됐다”고 주장했다.
“유적 하나만이 가치 있는 것이 아닌 그곳에서 발굴된 하나하나의 구조와 체계가 모두 고도의 문화를 반영하고 있다. 이것들은 어떤 일이 있어도 훼손되어서는 안 된다”는 독일 룻츠 피들러 고고학 교수의 춘천 중도 유적 평가를 인용한 뒤 “국회 차원에서 중도 유적에 대해 철저한 진상조사를 하고 세계적으로 고고학 가치를 인정받은 중도 유적을 보존할 수 있도록 힘써달라”고 강조했다.
반크는 앞서 유네스코, 유네스코 회원국에 춘천 중도 유적 보존 활동 동참을 촉구하는 국제 청원에 나서기도 했다.
<청원 내용>
청원의 취지
강원도 춘천시 의암호에 위치한 중도는 청동기 후기부터 초기 철기에 이르기까지 대한민국 선사시대 역사 연구에 도움이 될 유물 및 유적이 출토된 대규모 선사시대 유적지입니다. 중도는 1977년 무렵, 경질의 무문토기를 발견하면서 선사유적지의 보고가 된 지역입니다. 이 곳에서는 수차례의 발굴작업을 거쳐 총 유구 3,330여기(청동이 환호 1기, 주거지 1,423기, 지석묘를 비롯한 분묘 166기 등)와 환호(마을을 둘러싼 방어용 도랑)를 발굴하였고 이는 마치 고대의 기획도시와 같다는 평가를 받았습니다. 하지만, 2008년 ㈜레고는 춘천 중도에 세계에서 제일 큰 레고랜드를 짓는 구상을 발표했습니다. 그리고 2011년 9월 레고랜드를 유치하여 9년째 개발 산업을 진행했고 이 과정에서 중도유적지는 심각하게 훼손되었습니다. 문화재청과 강원도는 중도 안에서 발굴 조사된 유구 중 청동기시대 환호(도랑)지역 61,500m²와 철기~삼국시대 유적 32,000 m²만 보존하기로 했습니다. 사업을 담당한 강원중도개발공사는 이 두 곳에 청동기 및 원삼국 유적공원을 조성, 조사된 유구들을 옮겨 보존·전시하고, 별도의 전시관을 만든다는 계획을 세웠습니다. 하지만 이는 3,300여 기의 유구 가운데 유적공원에 이전·복원되는 것은 100분의 1도 안되는 지석묘 30기에 불과하다는 것을 의미합니다. 또한, 현재 이 내용을 비롯해 여러 조건이 지켜지지 않은 채 이행되고 있어 문제가 발생하고 있습니다. 이에 따라 국회에 다음과 같은 세부사항에 대해 중도유적에 대한 진상규명을 요구하는 바입니다.
청원의 내용
1. 중도 유적의 문화재 원형보존점수가 91.77점(기준점수 76점)으로 매우 높았음에도 원형보존 하지 않고 개발을 한 것에 대해 진상규명을 요구합니다. 문화재 발굴과 관련된 ‘매장문화재법’ 제 5조에는 국가와 지방자치단체 등 개발사업을 계획·시행하고자 하는 자는 매장문화재가 훼손되지 아니하도록 하여야 하고, 개발사업시행자는 공사 중 매장문화재를 발견한 때에는 즉시 해당 공사를 중시하여야 한다고 명시되어 있습니다. 중도 유적의 경우, 1970년대부터 이미 이곳에 매장문화재가 있다는 사실을 알고 있었기 때문에 이곳을 개발하면 매장문화재가 훼손된다는 것은 알고 있었습니다. 하지만 레고랜드를 짓는다는 명분으로 개발을 진행했습니다. 또한, 문화재 원형보존점수가 높아 원형보존을 추진해야 하지만 현재도 공사가 진행되고 있습니다.
2. 발굴과정에서 발생한 문제와 사후관리가 적절하지 못했던 점을 조사해 주십시오. 발굴조사 비용을 약 2배 정도 축소했기 때문에 모든 부분에 대해 발굴조사 하는 것은 무리가 있었습니다. 게다가 발굴조사 후 사후관리 또한 부적절했습니다. 현재 중도에서 발굴조사 후 고인돌은 ‘잡석’으로 분류되어 자루째 보관이 되어 있어 이후 다른 장소에서 복원하기도 어려운 노릇입니다. 또한, 일부 기간동안 발굴조사를 중단하면서 발굴조사로 인해 노출된 유구 등에 대한 적정한 보호조치를 하지 않아 집터의 윤곽이 변형되는 등 유적지의 일부가 훼손됐습니다. 이 부분에 대해 문화체육관광부에서는 보호 대책 마련을 요구하였고, 문화재청 측에서는 해명자료를 제시했으나, 정확한 답변을 받질 못했습니다.
3. 레고랜드 시공과정에서 문제에 대해 철저한 조사가 필요합니다. 현재 중도는 환호가 있는 보존지역을 제외하고는 레고랜드가 들어설 수 있도록 승인이 나 있는 상태입니다. 시공사 측에서는 유적 훼손을 최소화하기 위해 약 2.5m의 흙을 덮고 특수시공을 활용하여 레고랜드를 지을 것이라고 하여 시공 허가를 받았습니다. 하지만 한림대 고고학연구소 심재연 교수는 “특수시공과 일반시공 모두 유적에 하중이 가해지고, 유적에 피해가 가지 않게 하기 위해서는 공중부양을 하는 방법밖에 없다.”라고 언급했습니다. 또한, 기사에 따르면 레고랜드 개발을 위해 실시된 발굴보고서상에 유구 배치도를 근거로 현재 레고랜드 수로가 유적지 위에 건설되고 있음을 입증했습니다. 이 사실을 알리고 항의했으나 담당자로부터 “유적지 훼손이 없다”라는 답변을 받았습니다. 수로가 건설되는 수로부지는 ‘H 구역 및 순환도로부지구역’으로 고밀도로 유물과 유적이 분포합니다. 더하여 유구 노출선 상부에 1m 보호층을 준수하는 것이 개발사업의 대전제였으나, 2017년 흙덮기지침을 위반하고 고운 모래 대신 잡석을 메워 유적지를 훼손한 것이 발각되어 공사가 중단된 바가 있습니다.
독일의 룻츠 피들러 고고학 교수는 중도의 유적에 대해 “유적 하나만이 가치 있는 것이 아닌, 그곳에서 발굴된 하나하나의 구조와 체계가 모두 고도의 문화를 반영하고 있다. 이것들은 어떤 일이 있어도 훼손되어서는 안 된다.”라고 평가했습니다. 하지만 이런 유적지에 위에서 제시한 여러 문제가 발생하고 있습니다. 국회 차원에서 중도 유적에 대해 철저한 진상조사를 하고 세계적으로 고고학 가치를 인정받은 중도 유적을 보존할 수 있도록 힘써주십시오.